조상들이 먹은 정력에 좋은 음식들

내시들의 건강상태는 어떠했을까? 젊을 때에는 꽤 좋은 편이었습니다. 혈색과 기골이 당당하여 힘도 세고 무예도 뛰어나며 힘든 일도 잘 하였습니다. 그래서 왕을 가까운 거리에서 모시며 목숨 바쳐 호위하는 역할도 수행할 수 있었던 겁니다. 그런데 늙어지면 달랐습니다. 내시들은 근본적으로 세상에 대하여 큰 열등감과 수치심을 갖고 있었는데, 바로 ‘성 불구자’라는 것 때문이죠. 그래서 내시들은 여가시간에는 자주 도박을 즐겼습니다. 도박과 아편, 술을 즐기는 것이 낙이었다고 합니다.

그런 탓인지 나이가 들면 살이 빠지고 급격히 주름이 생겨 쭈글쭈글해진다고 하는데, 나이가 사십만 되어도 육십 이상 된 노인의 모습으로 보였다고 합니다. 그래서 나이 든 내시의 모습과 행동은 반인반귀(半人半鬼), 즉 사람도 아니고 귀신이 아닌 무어라 말하기 애매한 혐오감을 주었다고 합니다.

• 작자 미상의 조선 중기 환관 김새신의 초상화. 당시 김 환관은 80세 가까이 산 것으로 전해졌다.

대부분의 내시들이 중년 이후에 건강하지 못한 까닭은?

내시들이 나이가 들면서 급격하게 늙어지게 되는 큰 원인이 따로 있습니다. 남성으로 태어났으나 인위적으로 고환을 잘라내어 남성호르몬 분비에 불균형이 왔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만년에는 건강 상태가 좋지 못한 경우가 많은 것으로 여겨집니다.
그리고 성호르몬은 성기능에만 관여하는 것이 아니고 반드시 우리 몸에서 필요한 역할이 많기 때문입니다. 남성호르몬의 조절은 시상하부-뇌하수체-성선 축에서 이루어지는데, 근육, 골격, 관절, 뇌, 심장, 간, 전립선, 그리고 신진대사와 정신 등 머리끝부터 발끝까지 모두 영향을 미칩니다. 그래서 남성호르몬이 부족하면 손상이나 질병으로부터 회복이 지연될 뿐만 아니라 신체 활동 저하, 체중 증가, 식욕 저하, 수면장애, 근력 저하 등이 유발됩니다. 40대 중반 이후에 남성호르몬이 부족해지면 뇌와 심장에 이상이 나타날 수 있고, 남성갱년기 장애의 여러 증상들이 나타나며 노화도 촉진됩니다.

남성호르몬이 수명에 미치는 영향

국내외에서 진행됐던 각종 동물실험에서는 거세를 통해 수명이 연장되는 현상이 관찰되었습니다. 평균 수명이 24개월인 쥐를 거세하면 3개월가량 수명이 늘어났고, 평균 수명이 12~15년인 애완용 고양이는 1~3년 정도 연장되었습니다. 또한 애완견을 거세시킨 경우에도 수명이 길어졌다는 연구 결과도 있습니다. 그러나 이러한 수명의 연장이 단순히 거세에 따른 남성호르몬 차단이 원인인지는 아직 밝혀지지 않았습니다.

사람을 대상으로 한 임상 연구에서는 남성호르몬이 부족하면 수명이 단축된다는 결과가 나왔습니다. 미국 캘리포니아대학의 연구에서는 50세 이상 중년남성 800명을 조사했더니 남성호르몬이 부족한 쪽의 수명이 33%나 짧았습니다. 또, 워싱턴대학의 연구에서는 40세 이상 남성에서 남성호르몬이 낮은 쪽의 사망률이 88%나 증가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더 흥미로운 것은 하버드대 연구 결과인데, 원래 남성보다 여성의 수명이 더 긴 것이 사실이지만 단순 호르몬 차이가 아니라 더 근원적인 성염색체와 관련된 유전적 요소나 남녀의 성향 차이에 따른 생활 습관의 위험도와 관련된다고 합니다. 만약 남성호르몬이 수명에 정말 바람직하지 않은 물질이라면 남성호르몬이 줄어든 갱년기 이후엔 남녀의 사망률 차이가 줄어야 하지만, 그렇지 않다는 것이죠.

남성호르몬이 만들어지려면 어떤 음식을 먹는 것이 좋은가?

남성호르몬과 관계있는 미네랄은 아연, 셀레늄입니다. 아연은 남성호르몬을 여성호르몬으로 변환시키는 아로마테이즈라는 효소를 억제하여 남성호르몬이 원활하게 분비되는 것을 돕는데요, 아연이 많은 음식으로는 굴, 장어, 게, 새우, 콩, 참깨, 호박씨, 견과류 등이 있습니다.

셀레늄은 남성호르몬 생성과 관련이 있는데, 다량 함유하고 있는 식품은 고등어와 같은 등푸른 생선, 조개, 굴, 마늘, 양파, 깨, 버섯, 콩, 견과류 등이 있습니다.

그밖에도 비타민B6가 함유된 육류, 계란, 우유, 견과류, 시금치, 비타민 D가 함유된 연어, 고등어, 참치, 우유, 비타민 E가 함유된 견과류, 참깨, 씨눈, 계란, 시금치 등이 있습니다.

그리고 계란 노른자, 두부, 부추, 토마토, 복분자, 오디 등이 좋은데, 반드시 육류를 적당량 먹어야 합니다.

해로운 음식으로는 포화지방산, 카페인, 알코올, 니코틴 등입니다.

• 남성호르몬 생성과 관련이 있는 굴, 장어, 복분자, 오디./조선 DB

조선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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