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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강일 추리소설] 도시는 알고 있다(3)

조글로 潮歌网 2020-09-15

우리 문단 신선한 활력소! 추리소설 작가 허강일!

극작가, 시인, 기자로서의 허강일이 펼쳐보이는 숨막히는 드라마! 반전에 반전을 거듭하며 한치 앞도 내다 볼수 없는 운명의 대결! 지금 펼쳐집니다.


 화목련재


 허강일  장편추리소설 

도시는 알고 있다


10

낯선 사나이가 건네준 쪽지 대로 정호는 골목길을 찾아들어갔다.

무너질 듯 올망졸망 들어앉은 벽돌집 사이로 삼륜차 한대가 드나들 만한 골목이 몇메터 앞도 보이지 않을 만큼 구불구불 뻗어있었다.

땅에 잦아들 듯 량쪽에 늘어선 낮다란 벽돌집은 유리장이 거의 다 깨져 사람 사는 동네 같지 않았다.

부동산 개발에 선정된 동네라 인적이 끊긴 지 오래되였다. 가끔 가다가 허리 굽힌 로인네가 문틈으로 사람 구경하는 모습이 보일 뿐이였다.

“38번지.”

정호는 흐릿한 글자만 보이는 문번지 앞에서 멈춰섰다. 사람이 사는 듯 문 앞은 깨끗이 정리되여있었고 두터운 카텐을 친 유리창문은 알른거렸다.

정호는 침을 꿀꺽 삼키고 문을 두드렸다.

“똑, 똑, 똑!”

인기척이 없다.

정호는 다시 한번 노크하였다. 문이 빠끔히 열렸다.

“아니?”

얼굴을 내민 사람이 가벼운 탄성을 질렀다.

“형님!”

더욱 놀란 건 정호였다. 눈앞에 나타난 건 사라졌다고 소문난 문수였던 것이다. 정호는 더 주저하지 않고 집안으로 빨려들어가 듯 들어갔다. 상대적으로 깨끗하고 아담한 방이였고 변기 하나 달랑 달린 화장실도 있었다. 문수의 얼굴을 보니 쫓겨다니는 사람 얼굴 같지 않았다.

“형님, 어떻게 된 일이요?”

정호가 구들에 앉기 바쁘게 물었다.

“나도 몰라, 떠돌아 피해 다니다가, 어떤 은인 덕분에 살아났다. 허허허.”

문수가 사람 좋게 웃으면서 대답하였다.

“네?”

“사채업자들에게 잡혔댔는데 운이 좋게 좋은 사람을 만났어, 그 사람 덕분에 살아났어…”

“그 사람?”

“그 사람이라니?”

문수가 의아스레 되물었다.

“혹시… 그 사람 얼굴이 갱핏하고 키가 안 크고…”

“아니, 너는 어떻게 그 사람을 아니?”

“나도 오늘 그 사람이 구출해줬소.”

정호는 오늘 호텔에서 겪었던 일을 간단명료하게 문수에게 들려주었다.

“네가 쓴 차용증까지 다 없애버렸단 말이지?”

“아니, 없앤 게 아니고, 옳지, 없앤 것과 같지. 태워버렸으니까 그리고 포기한다는 각서까지 남겼소. 손도장까지 박고…”

정호가 휴대폰으로 장보의 손도장이 찍힌 차용증 사진을 문수에게 보여주었다. 낯선 사나이와 함께 오면서 찍어두었던 것이다.

“인젠 다리 펴고 잠을 자게 됐구나.”

문수가 자기 일인 듯 기뻐하며 정호의 어깨를 다독여주었다.

“와, 주먹파워가 보통 아니던데…”

정호가 방금 전에 겪었던 일들을 얘기해주었다.

“알아, 나를 쫓아온 사람도 그 사람이 치워버렸어. 그렇지 않았더면 나도 아마 사채업자의 손에 떨어졌겠지.”

문수가 담담히 말했다.

“형님을 쫓던 패들은 누구네 패들이요?”

정호가 물었다.

“민혁이네 패들이지. 배후에는 안과장과 민혁이 있고 막후 인물은 물론 주회장이지만…”

문수가 담담히 대답했다.

“주회장이 죽었는데?”

정호가 침을 꿀꺽 삼키면서 말했다.

“나도 들었다.”

“주회장이 죽었는데 인젠 형님에게도 좋은 일이 생기지 않을가?”

문수가 씁쓸히 웃으면서 고개를 저었다.

“300만원에 공장건물을 담보로 내놓았으니 쯧쯧쯧…”

“하긴, 좌우간 잘 피했소. 형님의 공장은 위치가 좋아서 좋은 가격을 받을 거요.”

문수가 고개를 끄덕였다.

“당시 태평양실업의 왕도 회장이 천 백만원을 주겠다고 했거든.”

“와, 그랬댔소?”

정호는 처음 듣는 말이였다.

“여러가지로 좋은 조건도 제시했고…”

“그런데 왜 팔지 않았소?”

“안과장을 믿었거든.”

“안과장을? 건설은행의 안과장을?”

“응, 리자 없이 돈을 돌려 쓸 수 있는 방법이 있다고 했지.”

“그래서요?”

“그래서 만난 게 주회장이야, 안과장이 말한 돈은 주회장의 돈이였어.”

“아…”

륜곽이 보이는 듯 정호가 고개를 끄덕였다.

“사실 주회장이 고리대금 업자임을 모른 건 아니였거든. 그러나 300만원을 선뜻 무리자로 꿔준다고 하니까 감사하더라고. 그래서 차용증이라도 쓰자고 했지, 주동적으로…”

“그래서?”

“그런데 거기에 엉뚱하게 석달이 지나도 못 갚으면 공장부지를 내놓는다는 내용이 들어있더라고… 당시에도 의심쩍어서 이건 아니다 하고 생각하고 주저했는데… ㅎㅎㅎ”

문수가 웃었다.

“빨리 말하오. 그 다음에는 어떻게 됐소?”

정호가 문수에게 바짝 다가앉으며 재우쳤다.

“안과장이 말이다.”

입이 쓰거운 듯 문수가 랭장고에서 시원한 얼음물을 꺼내 한모금 들이켰다.

“안과장이 뭐랍데?”

정호가 덩달아 얼음물을 한모금 들이켜며 물었다.

“대부금을 손에 쥐고 있는 자기가 있는데 왜 걱정하냐고, 대부금이 나오면 인츰 갚아주면 되지 하고 부채질을 하니까, 내가 끌려들어갔어.”

뭔가 알 것 같았다.

“일이 안될라고 하니까 거래업체에서 이틀 내로 돈을 200만원을 갚지 않으면 기소하겠다고 나왔단 말이다.”

“와, 그래서 사인했구만.”

정호가 말했다.

“그랬지. 안과장이라는 사람을 믿고… 그런데 대부금이 결국 나오지 않았어.”

문수가 얼음물을 한모금 삼키면서 정호를 쳐다보았다. 대부금 신청이 번마다 기각된 것을 아는지라 정호도 할말을 잃었다.

“그런데 말이요. 수상한 것은 형님은 공장부지도 있는데 왜 대부금은 나오지 않았을가?”

정호가 고개를 갸우뚱하며 물었다.

“여기에 조용히 엎드려 생각해보니 원인은 단 하나, 누군가 은행대부금이 나오지 못하게 조작했어.”

“조작?”

“은행대부금이 못 나오면 결과는 어떻겠니?”

문수가 정호를 의미심장하게 쳐다보며 물었다.

“공장건물을 빼앗을 수 있겠지?”

“그렇지. 나의 공장부지를 바라보고 그렇게 한 거야… 부동산개발을 하려고… 천만원이 넘는 걸 헐값에 가지려 한 것이지.”

“와, 개 같은 새끼들. 소름이 끼쳐, 정말 소름이.”

정호가 부르르 떨었다.

“그러고 보니 형님이 대부금을 신청했을 때마다 소송에 말려들었소.”

정호가 말했다. 

문수가 고개를 끄덕였다.

“소송하는 사람들은 하나 같이 공장부지를 처리해서라도 빚을 내라고 소송했어.”

“하긴…”

“이것이 우연한 일치일가?”

“그럼…?”

“누군가 나의 거래업체들에게 돈을 찔러주고 소송을 건 거야. 대부금을 막으려고…”

문수가 말했다.

할말을 잃은 정호가 찢어진 귀방울을 만지며 고통스런 표정을 지었다.

“아니, 귀방울이 찢어졌니?”

문수가 정호의 귀방울을 살펴보면서 놀란 소리를 질렀다.

“좌우간 사채업자의 손에 들어가는 즉시로 인생은 끝난다고 보면 되오.”

“쯧쯧쯧…”

문수가 너무나도 한심한 듯 혀를 끌끌 찼다.

“그런데, 형님.”

정호가 자세를 고쳐앉으며 물었다.

“형님과 장보는 아무런 채무관계도 없는데 사채업자 장보는 왜 형님을 미친 듯이 찾을가?”

“나를?”

“양, 형님이 어데 있는지를 가르켜주면 꿔준 돈을 받지 않겠다고 했소.”

“주동권을 잡고저 그러는 것이다.”

문수가 의미심장하게 고개를 끄덕였다.

“주동권?”

“장보는 태평양실업 왕도 회장의 사람이다. 주회장이 300만원을 꿔주는 바람에 중도에서 부스러진 사람들이지.”

“아,”

문수의 분석을 듣던 정호는 오묘한 비밀을 터득한 듯 고개를 끄덕였다.

“주회장이 죽은 마당에서 태평양실업에서 가만 있겠니? 주회장의 압록강실업을 밀어내려고 하겠지.”

“그럼 이제라도 왕도를 찾아서 천만원을 해결해달라고 하면 안될가? 천만원에 판 다음 300만원을 물어주고…”

문수가 고개를 저었다.

“안돼, 내가 석달 후에도 돈을 갚지 못하면 공장부지를 내놓는다고 했거든… 채권자에게 말이다. 채권자는 주회장이다.”

정호는 할말을 잃었다.

“석달이 아니라 반년이 지났으니까 나는 이미 주동권을 잃었어, 내가 이렇게 피해다니는 건 시간을 벌기 위해서이다. 뭔가 좋은 방법이 있을 것 같아서…”

문수의 눈에는 막연하지만 래일에 대한 기대감이 넘쳐흐르고 있었다.

사기음모에 말려든 것을 안 이상 그냥 당할 수는 없었다. 아무리 손도장을 찍었다고해도 하늘이 버티고 있는 한 정의는 살아있을 것이다라는 문수의 생각이였다.

“그런데, 형님, 그 사람 말이요?…”

정호가 낮은 소리로 물었다.

“누가? 주회장? 아니면 안과장?”

“아니, 우리를 구해준 그 사람.”

“우리를 구해준 그 사람?”

문수가 되물었다.

“그 사람은 왜 우리를 구해줬을가? 생면부지의 사람인데…”

“나도 그게 궁금하다.”

정호의 생각이자 문수의 생각이였다.

서로 마주보며 둘의 눈길에는 답이 쓰여져있지 않았다.

정호와 문수는 오리무중에 빠진 채 밤을 설쳤다.


11

주회장의 사인은 급발성 호흡장애였다. 고인의 미망인의 견결한 반대에 부딪쳐 부검을 한 건 아니였지만 전문가들은 주회장의 죽음에 대해 자연사로 보는 게 정확할 것 같다고 하였다.

비만에다 평소 욱하는 성격이라 급발성 호흡장애로 사망할 확률이 높다는 것이였다. 젊은 마누라를 탐낼 만큼 신체가 좋았던 주회장이 급발성 호흡장애로 죽었다는 것은 어덴가 모르게 석연치 않았다.미나도 남편에게서 이상 증세를 발견하지 못했다고 하였다.

주회장의 팬티에는 정액이 흥건히 묻어있었다. 흥분 상태에서 죽었다는 것을 의미한다.

“자연사일 가능성이 매우 높지만 타살일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습니다.”

전문가들의 견해에 시종 회의적인 시각을 보냈던 법의가 사인 분석회의에서 말했다.

“제가 보건대는 분명 자연사입니다. 누구도 그 집에 드나든 사람이 없고 감시카메라에도 아무 것도 찍힌 것이 없습니다. 그리고 부부 사이의 관계도 아주 좋았다고 합니다. 저희가 그 집 보모까지 조사해보았는데 집안에는 아무런 모순도 없었고 주회장은 그날 취하지도 않았다고 합니다. 안과장과 포도주 한잔을 마신 게 전부라고 들었습니다.”

일선 수사에 나섰던 형사경찰대장 마초가 열변을 토했다. 그는 한 사람의 죽음을 조사하기 위해 기층 파출소 소장을 부국장으로까지 임명시킨 것은 어처구니없는 일임을 말하려는 듯이 목소리를 높였다. 

“강부국장, 당신의 생각은 어떻소?”

왕뢰 국장이 강호에게 물었다.

강호는 차분하게 차를 한모금 마신 후 입을 열었다.

“마초 대대장의 견해에 도리가 없는 건 아니지만 저의 견해를 말씀드리겠습니다.”

마초의 의견에 부정적인 견해를 밝힌 강호에게 모든 사람의 눈길이 쏠렸다.

“조사에 따르면 주회장은 죽기 전에 300만원을 동방편직의 문수에게 꿔주었습니다. 물론 공장부지를 저당 잡히고 꿔주었지요. 제때에 돈을 못 물면 석달 이내에 공장부지를 주회장에게 팔아야 한다는 내용까지 넣어서 말입니다.”

장내가 조용해졌다. 지난번 무술경기에서 공안국의 실세이며 무술고수인 마초를 제압하는 것을 보았던 경관들은 강호의 말에 신경을 집중하였다. 장내를 한번 살펴보던 강호가 말을 이었다.

“주회장은 문수가 기한 내에 돈을 상환하지 못하자 사채업자들을 동원하여 문수를 핍박하였습니다. 핍박의 목적은 바로 땅을 내놓게 하기 위해서였지요.”

“그렇다면 강부국장님은 문수를 혐의범으로 보십니까?”

마초가 리해할 수 없다는 듯이 한마디 던져왔다.

“아니요.”

강호가 고개를 저었다.

“제가 조사한 바에 의하면 주회장은 많은 사채를 풀었습니다. 사채를 많이 풀었다는 것은 그만큼 원수도 많다는 것을 말합니다. 사채를 갚을 능력이 없는 사람이 할 수 있는 유일한 길은 무엇이겠습니까? 약자가 할 수 있는 방법은 불의의 공격을 하는 테러 밖에 더 있겠습니까?”

강호의 한마디 한마디 말에 장내는 먼지 한톨 떨어지는 소리마저 들릴 정도였다.

“그리고 저는 주회장의 일부 차용증이 분실되였을 가능성이 있다는 첩보마저 들었습니다.”

장내가 웅성거렸다.

“분실되였다면…”

왕뢰 국장이 강호를 바라보면서 물었다.

“주회장의 성격을 분석해볼 때 주회장은 자기물건이면 머리카락 하나 흘리지 않는 철저한 사람입니다. 그런 사람이 죽었고 일부 차용증이 분실되였다고 생각해볼 때 주회장이 아주 치밀한 수단으로 타살 당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강호는 말을 마치고 차잔을 들었다.

“그럴 가능성이 전혀 없는 건 아니지만 저는 그래도 자연사라고 봅니다.”

마초는 자기의 고집을 꺾지 않았다.

여지껏 공안국 내부에서 국장 이외의 사람들은 그의 의견을 부정해본 적이 없다. 그러나 강호가 온 다음부터는 달라졌다. 번마다 강호에게 부정 당했다. 불편했지만 방법이 없었다. 경찰은 수사결과를 가지고 대답을 하니까…


12

강호 부국장은 주회장의 죽음이 사채업과 관계되여있으며 타살이다고 의심하였다.

주회장의 평소 행동과 주회장이 평소 자주 만났던 사람들의 개인정보 및 예전의 기록들을 검토해보면 주회장은 타살 당할 가능성이 풍부한 인물이였다.

주회장의 당일 행적을 살펴보니 주회장은 건설은행의 안과장과 만나 두만강식당에서 식사를 하였다. 당일 뿐만 아니라 련속 3일 두 사람만 만나서 식사하고 술 마신 것으로 확인되였다. 마지막 날에는 분위기가 그리 가볍지만 않았다고 당일 서빙을 들었던 어린 복무원이 말했다.

“어떤 상황인지 한번 다시 말해보십시오.”

강호는 사복차림으로 두만강식당을 찾아 당일 서빙했던 복무원과 만났다. 형사경찰증을 꺼내보이자 나이 어린 복무원이 긴장한 듯 떠듬거리면서 그날의 기억을 떠올렸다.

“두분은 저희 식당 단골입니다. 팁도 가끔씩 주고 예전엔 술자리 분위기가 항상 밝았는데 그날만 어두웠습니다. 쟁론까지 하는 것 같았구요.”

“그 다음?”

강호가 다그쳐 물었다.

“미닫이문 밖에 서있다 보니까 잘 듣지 못했습니다.”

“아니, 꼭 흘러들은 것도 있을 겁니다. 잘 생각해보십시오.”

강호가 시원한 콜라 한병을 따서 복무원에게 넘겨주었다.

“정확하지 않아도 괜찮습니다. 그냥 참고로 듣는 거니까요.”

복무원이 큭- 하고 트림하더니 입에 묻은 콜라를 닦으며 말했다.

“아, 생각납니다. 300만원이 어쩌구 하는 것 같았어요. 제가 철판두부를 들고 들어갈 때 그런 얘기가 오갔습니다.”

“300만원? 그런 다음에는?”

 강호의 눈길이 예리해졌다.

“보자…”

복무원이 눈을 지그시 감더니만 한마디 더 던졌다.

“300만원이 적은 돈이냐 하면서 주회장이 안과장에게 성질을 버럭 냈습니다.”

“안과장은 어쩌던가요?”

강호가 다급히 물었다.

“안과장은 아주 곰상곰상스럽던데요. 그분은 주회장과 함께 올 때마다 색시처럼 곰상스러웠습니다.”

강호는 눈을 감았다. 뭔가 느낌이 왔다. 전화벨이 울렸다.

“뭐라? 둘이 같이 나오는 걸 봤다고?”

휴대폰을 꺼내든 강호의 얼굴에 놀란 기색이 력력하였다.

“그래, 잠간 기다려, 내가 당장 갈게.”

강호는 복무원에게 팁으로 백원짜리 한장 주고는 자리를 떴다.

안과장과 미나가 거의 동일한 시간대에 이루빠 아빠트단지에서 나왔다는 정보를 들었던 것이다.


13

공안국 부국장 강호는 사복차림의 경찰 한명을 데리고 이루빠 아빠트단지 9호 1단원 출입문 앞에 다가섰다.

“분명 여기지?”

강호가 나직히 물었다.

“네. 여기에서 10분 간격을 두고 빠져나갔습니다.”

미나 뒤를 미행하던 사복경찰이 조용히 대답하였다.

주회장의 주변 사람들에게 사복경찰들을 미행시킨 보람이 있었다. 미나와 안과장이 아빠트단지에서 몰래 만난다는 것을 발견한 것은 이외의 수확이였다. 강호와 젊은 경찰 동만은 대문을 열고 엘리베이터에 다가섰다. 아빠트 관리부문으로부터 안과장의 이름으로 된 아빠트가 801호임을 알았기 때문이였다. 누가 방금 타고 올라간 듯 엘리베이터는 8층에 머물러있었다. 젊은 경찰 동만이가 8층을 누르려는 순간 엘리베이터가 내려오기 시작하였다. 

강호와 젊은 경찰은 한쪽에 피해섰다. 모자를 꾹 눌러쓴 얼굴이 통통한 남자가 엘리베이터에서 걸어나와 부랴부랴 빠져나갔다. 강호는 뭔가 이상한 느낌이 들어 뒤돌아보았다. 남자는 바람처럼 사라졌다.

강호와 동만은 엘리베이터를 타고 8층으로 올라갔다. 한층에 두집 밖에 없는 아빠트라서 인적이 사라진 복도 안은 조용했다. 동만이가 801호를 노크하려다 강호는 손을 들어 제지했다. 그리고는 802호 문을 노크하였다. 몇번 두드려서야 머리가 하얀 할머니가 문을 열어주었다.

“저, 할머니, 친척 집을 찾아왔는데. 혹시 얼굴이 통통한 남자 청년이 이 집에 사십니까?”

강호가 방금 엘리베이터에서 본 청년을 떠올리며 말을 슬쩍 던졌다.

“아니, 난 몰라유. 나는 혼자 사니까…”

할머니가 잠에서 금방 깬 듯이 흐리멍텅한 눈으로 고개를 저었다. 잠꼬대하듯 하품을 하며 말하는 할머니의 모습을 보고 강호는 방금 사라진 사람이 802호에서 나가지 않았다고 단정했다.

“아, 네, 알았습니다. 감사합니다.”

강호는 인츰 허리굽혀 인사하고 돌아서며 눈짓했다. 801호 문을 열라는 뜻이였다. 동만이 가볍게 노크했다. 서너번 노크해도 대답이 없자 동만이가 만능열쇠를 뽑아 문을 살며시 열었다. 얼핏 보면 집안은 깨끗하게 정리되여있었다.

그러나 찬찬히 살펴보니 거실에는 오래동안 바닥을 닦지 않은 듯 보드라운 먼지가 가볍게 깔려있었고 사람들이 오간 발자욱이 또렷이 찍혀있었다. 사람이 흔히 드나들지 않는 집에는 두갈래 발자욱이 찍혀있었다. 침실에서 주방으로, 침실에서 화장실로 가는 길이다.

안과장의 집 역시 그랬다. 침대만은 아담하게 정리되여있었으나 화장실은 방금 샤워하고 떠난 듯 바닥에는 아직도 물기가 촉촉했고 거울에는 물방울이 튕겨있었다.

“별다른 이상이 없는데요.”

침대머리에 있는 탁상등 밑굽을 살펴보던 젊은 경찰이 고개를 돌려 말했다.

“아니야. 꼭 있어. 방금 나간 남자가 수상해…”

강호는 확대경을 꺼내들었다. 침대, 화장대, 옷장, 전등 등 의심스런 곳을 세심히 살펴보았으나 수상한 점은 발견되지 않았다. 강호는 확대경을 들고 탁상등을 살펴보았다.

“이 탁상등을 네가 몇번 들어보았니?”

강호가 물었다.

“한번 들어보고는 제자리에 놓았습니다.”

젊은 경찰 동만이가 대답하였다.

강호가 의미심장하게 고개를 끄덕이더니 동만이를 불렀다.

“봐라, 지금 탁상등을 두번 움직인 흔적이 보인다.”

확대경으로 비춰보니 탁상등이 두번 움직인 흔적이 보였다.

“밤도 아닌 대낮이야, 그 두 사람은 탁상등을 켤 필요가 없어. 그렇다면 누가 움직였을가?”

강호가 물었다.

“방금 나간 그 청년?”

동만이가 대답했다.

“그래, 내 판단이 틀리지 않는다면 그럴 거야.”

강호가 대답하면서 탁상등을 손에 들었다. 이리저리 훑어보아도 여느 탁상등과 다를 바 없었다. 강호는 까만 전기선을 따라 자세히 살펴보았다. 탁상등과 전기선이 련접된 곳에 쥐눈처럼 도두룩하게 튀여나온 것이 보였다.

“찾았다. 봐라, 카메라다.”

“와!”

동만이가 탄성을 질렀다.  

카메라는 검은색 전기선을 따라 탁상등에 이어진 동그란 구멍 아래 부착되여있었고 휴대폰으로 원격조종할 수 있는 최신형 카메라였다.

“됐어, 가자.”

강호와 동만은 카메라를 그대로 두고 아무런 일도 없었던 듯이 유유히 아빠트를 빠져나왔다.


14

보룽광장 옆으로 높이 솟은 오피스텔, 외국인들이 많이 드나드는 번화거리 18층으로 올라가 왼쪽으로 꺽으면 재물을 불러온다는 재물신이 천정에 닿을 듯 우람하게 서있는 사무실이 현명하게 보인다.

사채업자 민혁의 명의로 된 만복투자자문회사였다. 투자자문은 구실이고 고리대가 주업이다.

퇴근 시간이 거의 되는지라 사무실에는 가려 혼자 남아있고 리사장인 민혁의 사무실은 굳게 닫혀있다. 로임만 타면 되는 참 좋은 자리였다. 명의로는 재무를 책임졌다고는 하지만 바지사장이나 다름 없었다. 뭉치돈이 들어가고 나가는 것만 기록하면 되였다. 

가려는 컴을 끄고 자리에서 일어났다. 휴대폰이 울렸다. 모르는 번호였다. 가려는 받을가 말가 망설이다가 받지 않았다. 왠지 불안했다.

또다시 울렸다. 가려는 받지 않았다.

“뿅.”

메세지가 뜨는 소리가 들려왔다.

가려는 휴대폰을 꺼내 메세지를 열어보았다.

“한국성 1층 로비 8번 상으로 오세요. 두번 재촉하지 않겠습니다.”

가려는 눈앞이 캄캄해났다. 며칠 동안 그냥 걱정했던 그날의 그 악몽이 되살아났던 것이다.

사장 민혁이와의 불륜동영상을 들고 협박할 것이 분명했다. 며칠 동안 낯모를 전화는 받지 않으면서 지냈지만 장구지책이 아니였다. 더 이상 지체할 일이 아니였다. 쪽자루를 잡힌 것 만큼 거절해서 생길 것은 아무 것도 없었다.

가려는 서둘러 사무실을 나섰다. 자가용을 몰려다가 가려는 택시를 잡아탔다. 경황실색한 나머지 사고를 칠 것 같았던 것이다.

저녁 식사시간이 한창이여서 그런지 한국성 1층 로비는 영업을 하지 않는 것처럼 휑뎅그레 비여있었다. 가려는 활랑거리는 가슴을 겨우 진정시키고 둘러보았다. 구석진 곳에 자리잡은 쏘파에 한 사람이 앉아있는 것이 보였다. 상 우에 놓인 번호를 보니 8번이 맞았다.

가려는 모르는 척하면서 8번 상 곁을 지나가며 곁눈질로 흘낏 살펴보았다. 선글라스를 걸었지만 얼굴륜곽을 보니 통통한 게 지난번에 협박하던 사람과 비슷했다. 접착제에 붙은 듯 발이 떨어지지 않았다.

“앉으시죠.”

사나이가 곁눈도 주지않고 짧게 던졌다. 카랑카랑한 목소리였다. 불륜동영상을 꺼내들었던 사람이 틀림없었다.

“네. 네.”

어느결에 가려의 목소리가 떨렸다. 가려는 허둥거리며 앉았다.

“미인이시구만요.”

사나이가 선글라스를 벗으며 손을 내밀었다.

“저의 이름은 강표라고 합니다.”

“아. 네.”

가려가 얼결에 손을 내밀며 고개를 숙였다.

“긴 말은 생략하고, 인젠 한집안이니까 어떻게 해야 하는지를 알겠지요?”

강표가 가려를 뚫어지게 바라보며 또박또박 던져왔다.

“그, 도, 동영상을 돌려주신다면 무엇이든지 할게요.”

가려가 앉은 자세를 고치며 말했다.

강표가 호주머니에서 휴대폰을 꺼냈다.

“아, 아니. 제발.”

가려가 하얗게 질려 비명에 가까운 소리를 질렀다. 불륜동영상을 보여주려는 줄로 알았던 것이다. 

“시름 놓으십시오. 쌍놈은 아니니까. 약속 대로 할 겁니다.”

강표는 휴대폰에서 사진 한장을 확대해 가려에게 보여주었다.

“우린 이 사람이 필요합니다.”

가려가 보니 건설은행의 안과장이였다.

“어, 어쩌면 되지요?”

가려가 침을 꿀꺽 삼키며 물었다.

“코를 꿰십시오. 방법은 말하지 않아도 잘 아시리라 생각합니다.”

미소를 짓고 말했지만 어조는 랭랭했다.

“그러면?”

“자기 사람으로 만들어버리십시오.”

가려의 얼굴이 붉어졌다.

“지난번의 동영상을 깡그래 삭제해버릴길 원한다면 말입니다.”

결혼 전에는 물론 결혼 후에도 남편 이외의 남자들과 한두번 살을 섞은 가려가 아니였지만 다른 사람이 시키는 대로 남자를 꼬셔서 침대놀이를 해야 할 일을 생각하니 머리속은 하얗게 변해버렸다.

강표가 만원짜리 돈묶음 두개를 꺼내 탁자 우에 올려놓았다.

“대가는 돈으로 톡톡히 지불해주겠습니다. 물론 우리의 요구를 만족시켰을 때의 일이지요. 그러나 그렇지 않을 경우에는 잘 아시리라 생각합니다.”

강표가 일어섰다.

동영상 유포는 상상만 해도 소름 끼쳤다. 가족을 지켜야 하고 엄마로서 자식에게 그늘을 지워주고 싶지 않았다.

“약속 대로 하실 거죠?”

가려가 떨리는 소리로 물었다.

“물론, 목숨을 걸고 약속합니다.”

강표가 가슴을 두드리며 장담했다.

가려는 고개를 끄덕였다.

안과장 정도의 남자를 꼬셔내는 건 랭수에 밥 말아 먹기임을 너무나도 잘 아는 가려였다. 술자리에서 그의 가슴을 탐욕스레 지켜보던 안과장의 눈길을 여러 번 보았고 야한 육담을 거침없이 하던 안과장을 아는지라 가려는 자신있게 대답했다.

두툼한 돈묶음까지 받고 보니 두려움 같은 건 안개처럼 사라졌다. 가려는 돈묶음을 가방에 넣었다.

어차피 한번 걸려든 바에는 돈이라도 챙기면서 끝까지 가보리라는 오기까지 생겼다. 속이 편해졌다. 가려는 코노래까지 흥얼거리며 떠나갔다.

가려가 떠나가고 강표까지 자리를 뜨자 카운터 화분에 물을 주고 있던 사나이가 허리를 펴더니 휴대폰을 꺼내들었다. 

“위치 공유해주세요.”


15

난퇀에서 챈토우린으로 꺽어들면 낮다란 기와집들이 올망졸망하고 대문이 허술한 공장들이 어설프게 자리잡은 것이 보인다. 널다란 공장건물 안은 쑥대가 무성하고 가끔가다 종이박스를 들고 다니는 공인들이 오갈 뿐 기계소리는 들리지 않는다.

사채업자들을 피해 잠적한 문수의 동방편직공장이다. 방직업으로 성공한 문수가 실패의 구뎅이에 추락한 시간은 길지 않았다. 한국의 큰 바이어가 부도나자 문수에게도 불똥이 튀였다. 오다를 제시간에 납품하기 위하여 원자재를 몽땅 자기 돈으로 사들였던 문수는 자금난에 휘말리게 되였다. 납품은 납품 대로 하였지만 결재를 못 받았기 때문이였다.

종업원들의 로임이 체불되고 결재가 차일피일 밀리게 되자 원자재공장에서 최후통첩이 왔다. 일주일  내에 결재해주지 않으면 기소하거나 깡패를 동원하겠다고 하였다. 어찌된 영문인지 신청한 대부금은 번마다 심사중이라는 대답만 날아왔다. 그는 궁여지책으로 사채에 손을 댔다. 사채는 눈덩이처럼 커갔다. 

더 이상 돈줄을 해결할 길이 없던 문수는 공장부지를 처리하기로 결정하고 예전부터 공장부지에 눈독을 들여왔던 태평양실업에 련락을 취했다. 문수가 1200만원을 불렀으나 태평양에서는 1000만원만 주겠다고 하였다.

 태평양실업과 동방편직은 줄다리기를 하였다. 태평양실업에서는 궁지에 몰린 문수가 1000만원 이하래도 팔 것이라는 판단하에 가격을 깎으려 하였고 문수는 단 며칠이라도 버텨낼 자신이 있었기에 가격을 낮추지 않았다.

그러던 어느 날 주회장과 건설은행 안과장이 찾아왔다.

“자금이 바쁘다는 소릴 들었는데, 내가 도와줄가?”

“저를 도와준다구요?”

주회장이 도와준다고 하자 문수가 놀란 듯이 되물었다.

“주회장이 리자도 받지 않고 도와주겠다는구만…”

안과장이 말했다.

“리자도 받지 않고? 얼마를 꿔줄 수 있는데요?”

문수가 되물었다.

“200만원이면 되오?”

주회장이 말했다.

무리자로 3개월 빌려주겠다는 주회장의 말이 눈물나도록 고마웠지만 주회장이 사채를 푸는 사람임을 아는지라 문수는 선뜻 대답하지 않았다.

“차용증이나 하나 써주면 되니까, 그냥 편하게 가져다 쓰라고.”

“저는 여지껏 주회장님에게 해드린 것이 하나도 없는데 왜 이렇게까지…”

문수가 말을 삼켰다.

“당신을 그냥 지켜보았다는구만 싹수가 보인다면서 헐값에 공장부지를 내놓는다는 소리를 듣고 도와주고 싶다기에 찾아왔습니다.”

건설은행 안과장이 곁에서 한마디 곁들었다.

“그냥 가져다 쓰고 제시간에 돌려주면 되니까 걱정마오. 허허허.”

주회장이 빙그레 웃었다.

“아니, 제가 아무런 담보도 없이 그냥 가져다 써서야 되겠습니까?”

문수가 주회장의 말이 천부당만부당하다는 듯이 대답했다.

“하하하, 젊은 사람의 똑부러진 그 성미가 참 맘에 들어.”

주회장이 통쾌하게 웃으면서 말을 이었다.

“자, 그럼 이렇게 하자고, 내가 석달간 무리자로 200만원, 아니, 300만원을 꿔주겠으니까.”

“300만원을?”

“양, 믿고 주는 것이니까, 회사를 잘 살려보라고.”

“네, 감사합니다.”

문수가 고개를 숙여 인사 올렸다.

“그런데 말이야, 나도 돈장사하는 사람인 것 만큼 너무 무모하게는 할 수 없지. 기왕 당신이 제기하였으니까 하는 말인데, 석달 후에 돈을 제대로 못 갚을 경우에는 어떻게 하겠는가?”

“공장이라도 팔아서 빚을 갚겠습니다.”

문수가 주저없이 대답했다. 주회장의 성의가 고마웠고 날마다 들이닥치는 빚쟁이들을 접대하는 데 지쳤던 문수였다.

“그럼 이렇게 하자고, 공장을 내놓는 일이야 생기겠소마는, 가령 그런 일이 있을 경우, 말하자면 석달 내에 돈을 물지 못할 경우 반드시 나에게 공장을 판다는 내용만 적어주게나. 그리고 그 후부터는 10% 리자를 받는다고, 이렇게 돼야 당신에게도 압력이 생겨서 더욱 열심히 할 게 아니겠는가…”

푸근하게 던져오는 주회장의 말은 문수의 가슴을 후련하게 해주었다. 

“제가 대부금을 꼭 해결해드릴 것이니까, 걱정 말고 주회장의 성의를 받으십시오.”

안과장이 장담하듯 말했다.

문수는 대부금이 나온다는 전제하에 서슴없이 사인하였다. 빚재촉에 매물로 내놓았던 공장부지를 살린 문수의 기쁨은 한이 없었다. 그러나 그 기쁨은 오래가지 못했다. 인츰 내려온다던 대부금은 내려오지 않았고 건설은행이 아닌 다른 은행에 신청해도 대부금은 번마다 기각되였다.

석달이 거의 다되였다. 돈을 돌릴 수 없게 된 문수는 주회장에게 한달만 연장해달라고 신청하였다.

“참, 안됐지만, 계약 대로 합시다.”

랭혈동물로 변한 듯 주회장은 문수의 연장 신청을 단칼에 잘라버렸다. 300만원의 10%면 30만원이다. 문수는 달마다 30만원 리자를 갚아야 하는 건 물론, 공장부지를 내놓아야 했다. 그제야 그는 사채업자 주회장의 올가미에 걸려들었음을 알았다. 

사채업자 주회장의 다음 보조가 무엇인지를 잘 아는 문수는 잠수를 선택했다. 300만원 때문에 시가로 1000만원 되는 공장부지를 헐값에 빼앗길 수는 없었다. 잠수한다고 해서 빚이 없어지는 것은 아니지만 최저한도 시간벌이를 할 수 있기 때문이였다.


승용차 몇대가 쏜살같이 달려오다가 동방편직공장 앞에 멈춰섰다.

태평양실업유한회사 왕도 회장이 차에서 내렸다. 뒤따라 동해바다변호사 사무소의 조변호사가 내렸다.

“회장님, 어떻습니까?”

왕도가 공장부지를 한눈에 쓸어보면서 대답 대신 고개를 끄덕였다.

태평양실업은 청도에서 알아주는 부동산개발회사이다.  

“건설은행의 안과장이란 자가 이 땅을 욕심낸다고?”

“네. 김문수가 우리에게 땅을 팔려다가 팔지 않은 것은 그 안과장이란 사람의 올가미에 걸려들어 그렇게 된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행장도 아닌 과장 따위가 제길…”

은행의 큰 손이다 보니 웬만한 은행 직원은 눈에 차지 않은 왕도였다.

“은행에 저축해놓은 큰 손들의 돈을 사채로 빌려주면서 이름 날렸지요. 그는 정부와 공안부문의 실력파들의 손에 있는 돈까지 재태크 해준다고 합니다. 워낙 경제관리 전문인지라 지식도 있고 인젠 실력도 크고 또 인맥도 간단치 않습니다.”

조변호사의 말을 들으며 왕도가 고개를 끄덕였다.

“따르릉!”

전화벨이 울렸다. 조변호사의 휴대폰이였다.

휴대폰을 받으며 가까스로 침을 삼키던 조변호사는 공손한 자세로 왕도의 귀가에 대고 속닥였다.

“뭐라? 진성? 그자가 누군데?”

왕도가 소리를 높였다.

조변호사는 주위를 흘낏 살피고는 왕도의 귀가에 입을 바짝 댔다.

“쥐새끼 같은 놈이, 감히!”

왕도가 홱 돌아섰다. 왕도가 퍼러뎅뎅한 얼굴로 차에 오르자 일행은 자석처럼 왕도의 뒤를 따라 붙었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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