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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닷컴] (수필) 인생의 끝자락에서 (김복순)

조글로 潮歌网 2020-09-15



[수필]

인생의 끝자락에서


김복순



언젠가 내 어릴 때 고향친구 옆에서 장사를 하던 한 젊은 녀자가 내 손금을 보더니 “아주머니는 운명할 때 그저 몇번 버덕거리다 가겠습구마.”라고 했다.그 때 내 나이60살 전이였는데 그 말이 그리 싫지 않았다.그 일이 있은 뒤 초중 동창생이 내 사주를 봐준다고 하며 하는 말이 나는 “그저 이틀을 꺼벅거리다 갈것 같다”고 했다.우연한 일치인지?아니면 진짜 내 운인지?나는 무신론자여서 딱히 믿지는 않았으나 달이 가고 해가 가면서 인젠 이 나이가 되고 몸도 시름시름 아프다 보니 저도 모르게 정말 그렇게 됐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든다.


우리 민속에 “오복”이 있다. “오복”은 수(寿),부(富),강녕(康宁),유호덕(攸好德),고종명(考终命)이다.올해 내 나이 77살이니 장수는 아니더라도 살만큼 살았고 부자는 아니지만 경제적으로도 부담이 없는 편이여서 이만하면 됐다는 느낌이다. 


70살 전까지는 10년 전에 갑상선종양수술을 받고는 병원을 모르고 살면서 평생을 가족을 위해 내 나름대로 최선을 다 하느라 애썼다.


마지막 하나 “고종명”까지 있었으면 정말 좋겠다.


  뒤 돌아보면 나는 돈,권력,지식과는 인연이 없는 농부의 맏딸로 태여났지만 부모님이 근로하시고 현명하셨기에 60년대의 녀자로서 대학을 졸업했고30년간 석자 높이 교탁에서 열심히 일했기에 큰 상,작은 상을 여러번 받았다.매번 전교 교직원대회에서 영예증서를 받을 때마다 나는 생의 보람과 희열을 만끽했다.


퇴직 후,나는10년간 ”연변단풍수필회”회원으로 있으면서 전직 작가로,전직편집으로 일했던 분들의 책을 열심히 읽고 배우면서 나도 책을 내서 내 인생길에 찍어온 희미한 발자국이나마 가족과 친척,동창과 동료 및 제자들에게 선물해야겠다는 욕심이 생겼다.그래서 이미 여러 잡지에 발표했던 글들을 모으고 또 재직에서 미처 고치지못해 서랍에서 잠자코 있던 원고들을 꺼내 정리하기 시작했다.그리고 새로운 소재를 찾아 열심히 썼다.노력은 헛되지않아 2011년도에 평범한 조선어문교원의 수필집 “후회없는 선택”에 이어 2015년도에는 “책의 향기”(부부문집)가 연변인민출판사에 의해 출간됐다.


 쌓고 남은 돌도 쓸모있다는 말이 이래서 생겨난 게 아닌가!...  


지난 겨울은 어쩌구려 눈마저 일찌감치 많이도 내렸다.눈보다 얼음강판이 무서워 동네 한바퀴 도는 일,30메터 안팎인 바로 집 동쪽 골목의 긴걸상에 가 앉는 일도 내 마음대로 되질 않는다.몸과 마음이 평행되는 레루같다 고나 할가?밤 시간은 그런대로 저녁8시45분 좌우에 수면제 한알을 먹고 누우면 자며깨며 보내기 쉬운데 낮시간은 실로 길고 지루하다.마작패를 한번 떼는데 겨우 15분 정도,유선TV는 재미가 별로인데다 광고시간이 드라마 한부의 시간과 거의 맞먹으니 싫증이 날 지경이다.무슨 일이든 해야 시간이 빨리 가겠는데 집에서 내가 할 수 있는 일이란 거의 없는 것 같다.


바깥 출입이 힘겨웠던 이 몇년간 나는 늘 그러했듯이 매일 내 방 창문을 마주하고 서서 수시로 밖을 내다 본다.매번마다 극히 제한된 공간의 변함없는 경물들이지만 층집이 밀집한 곳에서 아담하게 지은 사회구역건물과 그 건물의 상공에서 휘날리는 오성붉은기를 볼수있다.


사회구역 동쪽의 소소리 높고 무성하게 자란 백양나무는 바람이 불면 출렁이고 시간의 흐름에 따라 계절의 바뀜을 알려준다.사회구역 남쪽에는 밤이면 공원 절반을 환히 비춰주는 높고 큰 등이 있다.낮이면 사람들이 공원놀이터 정자에 앉아 한담을 하고 운동기구들에서는 주로 로인들이 제마끔 열심히 몸놀림을 하느라 정성이 극진하다.


그리고 줄지어 늘어선 소나무 가로수와 ‘신촌로’(왕복4차선)를 사이 두고 옛날 “북대신촌”자리에 수풀처럼 일어선 고층아파트단지”북대신성”이 한눈에 안겨온다.


그제날의 “북대신촌”은 꽤나 넓은 채마전 자리에 지은,토방법으로 난방을 하도록 설계한 집이였다.3층으로 된 이 아빠트단지는 그때만 해도 연길시 각 사회분야에서 내노라 하는 사람들이 많이 입주했고 불 때는 단층집에서 살면서 공중변소로 다니는 사람들이 몹시 부러워하는 곳이였다.


그 시절 나는 어두운 저녁에 공중변소로 갈 때면 혼자 가기 무서워 대여섯살 되는 아들애를 데리고 다녔는데 어린 아들이 나를 동무해 주는 조건은 단 하나---자기를 업고 오가는 것이였다.아들애는 여름에는 내 등에서 낮에 유치원에서 있었던 일들을 재잘거렸고 겨울에는 내 등에서 그 쬐꼬만 두손으로 내 귀를 싸쥐고는 


“엄마,이러면 귀 안시리지,예?”라고 재잘거리군했다.

그때 아들을 등에 업으면 마음이 얼마나 든든하고 좋았던지!


지금은 아들을 업을 수는 없어도 마음은 그때 보다 더 든든하다.정말 감미로운 추억이다.그 때가 어제 같은데 나는 언제 벌써 여기까지 왔는지?언제 벌써!

세월의 흐름속에서 층집과 고층아빠트가 우후죽순처럼 일어서자 “북대신촌”은 지난 몇년은 “빈민촌”으로 변했었다.바로 이 “빈민촌” 자리에 고층아빠트단지가 일떠서니 “북대신성”이라고 명명이 됐다.이름 넉자에서 한글자가 바뀌였는데 바뀐 이 한글자와 “북대신성”의 1,2,3층에 ‘신촌로’를 마주하고 줄느런히 들어앉은 상가들은 (대부분 음식점)시대의 변천을 보여주듯 드나드는 손님들로 붐비고있다.


  우리 집 앞에는 자그마한 록지가 있다. 이 록지에는 사시장철 푸름을 자랑하는 전나무와 이름 모를 크고 작은 나무들 그리고 울긋불긋 만개한 꽃들이 철따라 나를 반겨주고있다.록지와 공원 사이 골목길에서는 차량들과 사람들이 수시로 오가고 아침이면 동녘을 붉게 물들이면서 층집 너머로 서서히 솟아오르는 해돋이도 있다.이 모든것을 볼 수 있다는 것이 나처럼 외출이 어려운 로인들 저마다에게 다 차례지는 행운은 아닌 것 같다.


언제나 그러하듯이 나는 아침식사를 마치는대로”연변일보”를 1면부터 8면까지 보면서 필요한 소식들은 아이패드에 찍어두군한다.읽을 책은 수시로 옆에 챙겨놓고 펼쳐보면서 시간을 보낸다.또 심심할 때면 아이패드를 열어 친구들과 영상을 주고 받으면서 세상이 돌아가는 일,’저장’에 모아 놓은 좋은 글,나와 령감님의 삶의 흔적인 “앨범”에 있는 내가 알심들여 정리한 우리 가족들의 사진,우리가 재직에서 받은 영예증서들,우리가 출간한 책들의 표지와 차례,이 좁은 곳에서 3년간이나 중복을 피해가면서 찍어 알선한 경물들,령감의 놀이터인 손바닥만한 채마전의 여러가지 남새 등 400여장의 사진,”우리 가족”에 저장해 둔 여러가지 영상들을 보군한다.


  세상은 살기가 참 편하고 좋아졌다.

  하루 해는 너무 길고 느리게 가는 것 같은 데 세월은 참 빨리도 간다.내가 아픈 후 “해”가 두번이나 바뀌였으니!


  내 인생의 끝자락!

  힘든 삶이지만 령감님이 내 몫까지 다 하고 자식 둘이 다 내 가까이 있어 수시로 드나들고 아직은 내 정신이 멀쩡하여 나 절로 먹고 화장실에 가고 가끔은 옆 집에 나가 마작놀이 구경도 하고 집 동쪽 골목쉼터인 긴걸상으로도 갈 수 있어 참 다행이다! 다행!!


  생로병사 ---사람의 힘으로 막을 수 없는 자연의 섭리!!!   


조글로 문학닷컴 2020년 4월 18일 발표

方式(任选其一)


김복순


연변대학 조문학부 졸업

수필집

"후회업는 선택"

"책이 향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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