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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닷컴] (칼럼) 바람을 가르는 붓 (김혁)

潮歌网 2020-09-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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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낙에 서재에 오롯이 묻혀 사는 선비의 체질이지만, 느닷없는 코로나 바이러스 때문에 겨우내 방에 붙박힌 시간이 더 많아졌다. 요즘의 신조어를 빈다면  진짜배기 “방콕족(방에만 박혀 있는 상태를 이르는 말)”이 돼버린 것이다.


겨울의 추위와 가세해 덮쳐든 엄슬(严瑟)한 바이러스에 대한 불안감을 엎누르며 전염병을 소재로 한 책들을 서가에서 다시 들추어 보았다.


우선 떠오른 책은 ”백년고독”으로 잘 알려진 노벨상 수상작가 가르시아 마르케스의 “콜레라 시대의 사랑”이였다.


마르케스가 1985년에 발표한 “콜레라 시대의 사랑”은 유럽에서 콜레라가 창궐하던 19세기 말의 풍경을 그린다. 작품의 기본 골조는 사랑하는 녀인 페르미나와 사랑을 이루기 위해 50여년을 기다린 플로렌티노의 이야기이다. 세월의 무상함과 콜레라라는 무서운 전염병의 공포를 이겨낸건 인내와 헌신적인 사랑이였다.



다음은 알베르 까뮈의 “페스트”를 다시 꺼내 들었다.


알제리의 작은 해안도시에서 수천마리 죽은 쥐들이 발견되고 사람들은 무서운 전염병 “페스트”로 속절없이 죽어간다. 결국 도시는 봉쇄되고 시민들은 갇히고 만다. 사망자가 늘어나고 공포 속에 온갖 거짓 소문까지 나돌면서 도시는 감당할 수 없는 혼란에 빠진다.


어쩌면 지금 우리가 당착하고 있는 상황을 다시 보게 만들어주는 작품이다. 소설에서 까뮈는 “병균은 자연이 준 것이고 그밖에 건강은 의지의 소산이다. 우리가 결코 중단하지 말아야 할 것은 바로 의지이다.”라고 피력한다.


부조리한 인간, 부조리한 세상을 문학으로 고발했던 까뮈는 페스트라는 잔혹한 배경을 설정해, 병마는 무서운 것이나 궁극적으로 그를 극복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성실한 자태와 이를 가능케 하는 의지라는 존재주의 철학관의 메세지를 우리에게 전해준다.


“달과 6펜스”, “인간의 굴레” 등 작품으로 세계적인 작가의 반렬에 오른 영국작가 윌리엄 서머셋 모옴의 소설 “베일《面纱》”의 소재 또한 콜레라 속 사랑이다. 1920년대 향항과 중국의 “매담부(湄潭府)”라는 곳을 배경으로 삼고 있다.


아름답고 명랑한 “사교계의 꽃” 키티는 유부남 찰스에게 빠져든다. 그러다 불륜 사실이 만천하에 드러나자 찰스는 키티를 배신하고, 안해의 부정을 알게 된 세균학자 월터는 키티를 중국의 오지로 데려간다. 그런데 대륙에서는 창궐한 콜레라가 한창 만연되고 있다.


“키티는 사방에 깔린 죽음의 공포와 싸우는 과정에서 과거의 욕망들이 부질없음을 깨닫고 미래에 대해 보다 관조하는 자세를 갖게 된다. 그리고 광대한 자연 앞에서 자신을 얽어맸던 잘못된 사랑의 굴레를 벗어던지고 스스로 상처를 치유한다.”고 평론가들은 이 소설에 대해 정평한다.



이딸리아 작가 보카치오의 저 유명한 “데카메론(《十日谈》)”역시 여태 적라라한 사랑 이야기로만 읽었지만 사실은 온역을 마주하고 써낸 명작이다.


흑사병을 피해 짐싸고 피난을 나온 남녀의 10일간의 이야기를 시작하면서 보카치오는 작품의 서사(序词)에서 “병마에 시달리는 불행한 사람들의 고뇌를 덜어 주기 위하여 이 책을 쓴다”고 밝혔다. 그의 구전문학에 대한 전승과 재난속 삶에 대한 위무의 이야기 방식은 그후의 쉑스피어, 몰리에 등 작가들에게 큰 영향을 주었다.


“로빈손 크루소”의 저자 다니엘 디포도 런던 전역을 휩쓴 온역을 소재로 한 “온역년대의 기사《瘟疫年纪事》”를 펴내 후세에 비망록을 남긴바 있다.


이제 보니 박경리의 “토지”에서도 전염병이 등장한다.

괴질이 돌아 만석군 최참판 댁 일가 대부분이 병에 옮아 죽고 몰락하는 이야기가 나오는데, 그 병명이 바로 당시 항간에서 호렬자(虎列刺)라 불렸던 콜레라이다. “호렬자”는 “호랑이가 살점을 찢는 듯한 고통을 준다”는 뜻에서 붙여진 이름이다.

평소 우리는 소설작품 속 치명적인 전염병은 완전한 허구의 대상과 동일시할 수 있을 만큼, 우리에겐 거리감과 여유가 있다고 생각해 왔었다. 하지만 무사안일 속에 “안전한 열독체험”으로 다가왔던 소설 속 살풍경이 묵시록적 예언으로 지금 우리의 눈앞에 펼쳐지고 있다.


작가와 독자들이 코로나가 만연하는 오늘의 현실 속에서 다시금 확인하게 되는 것은 소설 속에서 보았던 그 개연성의 출현이다.


란장 속에서도 마스크 등 보견용품을 사재기하여 자신의 괴춤을 먼저 챙기려드는 후안무치 장사군들, 그에 반해 자신의 재물을 헐어 고통에 지지름당하는 사람들에게 신심의 량식을 제공하는 이들, 남들이 뛰쳐나오는 위험 속으로 다시 뛰여드는 “의자인심(医者仁心)”의 용감한 “역행자”들… 이와 같은 소설 속에서 보았던 위기의 상황들을 우리는 지금 실제로 체험하고 있다. 절망적인 상황 속에서도 포기를 모르고 병마와 맞서 싸우며 희망의 백신을 만드는 사람들, 그들의 분투는 놀라웁고 눈물겹다.


전염병을 소재로 한 명화 "아스도드의 온역"


우리가 지금 겪고있는 재난을 마르케스도, 까뮈도, 모옴도 모두 겪어 왔다. 비단 겪었을뿐더러 그 과정을 작품에 옮겼다.


온역, 전쟁, 기아 등 재난들은 우리의 작가들을 사고하게 하고 그것을 기록하게 할 의지와 힘을 주었다. 신상에 닥쳐 온 재난은 역설적으로 작가들의 소재와 문체를 바꾸어 주었고, 사색을 무르익게 했으며 위대한 작품을 낳게 했다.


재난 중에서의 개체의 기억은 중요하며 그 기억에 대한 기록은 더구나 의의가 있다. 생생한 고통의 목소리와 격앙에 넘친 의지의 목소리는 시대의 증언으로 남을 것이며 경력자들의 생명의 려정과 정신적 도경을 적음으로 하여 그 기록은 가치와 의의를 가진다.


견강, 우애, 선량, 호조, 용감, 락관 등 정신을 노래하고 공포, 유약, 리기, 탐욕과 사악함을 병마와 함께 물리친 이러한 련민과 관조의 격조가 담긴 기록들은 우리에게 새로운 경시(警示)와 사고를 가져다 줄 것이다.


“재난에 대해 쓰지 않는다면 그 또한 재난일 것이다”라고 갈파했던 어느 시인의 명구가 떠오른다.


재난 앞에서 창작의 의미는 더더욱 두드러진다. 거센 맞바람을 헤가르며 흐트러지려는 붓줄기를 다잡아 다시 고누잡는다.


-“청우재(听雨斋)”에서

“연변일보” 2020년 2월 28일


김혁 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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