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학닷컴] 림운호의 시세계(4) 들장미(외7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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들 장미
림운호
고개를 잎새위에 괴고
인고의 아픔을
한 잎씩
가슴 안에 지우드냐
오, 우두커니 서 있는 장미야
길을 잃었드냐
네 안에 길이 있는데 …
2019.9.3
인동초
하얀 눈발에
창백한 웃음을 날린다
그리고 너는
서럽게
세월을 인내한다
아아 백발의 산 밑 흰 옷 족속이여
2019.9.3.
어느 가을 날에
낙엽이 내리는 언덕위에
어느 날,
문득
우리가 마주쳐 멈춘 순간 -
바람이 서고
낙엽이 멎고
장미 한 송이가 저문 세월에 서 있고
늙은 소가 길을 멈추고 …
그리고 우리는
찰나에
읽었다
육체에서 영혼까지
2019.9.3.
가을 숲
언덕위 키 큰 나무 숲은
온 여름 잊은 듯 가을을 기다린다
그렇게 서 있는 자기가
황금빛 가을인 줄도 모르고…
여름 장미가 시들고
매미가 문득 슬픈 울음을 멈추고
바람이 부니까
단풍 든 잎새가 잎잎이 흩날린다
2019.9.5.
아픈 별
온 들에 퍼지는 그윽한 향기처럼
네가 살포시 걸어 올 때면
찬 별 하나가 내려와
어둠속에 시리게 서 있다
그리고 네가 그렇게 걸어 올 때면
하늬바람이 불어와
잔잔히 흐느끼는 오랜 슬픔이
가슴을 저민다
너는 꽃이다, 내가 사랑하기에
오늘 밤, 빛나는 저 별에
아픈 이름 하나 적어 본다 -
장미라고.
달빛
밤마다 찾아오는 달빛도
그 아래 요염하게 서 있는 장미도
이제는 가슴 쓰리고
아득히 멀어져간 옛 추억이다
어제날의 향수를 달래 보려고
먼 고향 땅을 밟으면
꿈에도 그렇듯이, 장미 한 송이가
그린듯이 서 있다
2010.가을
슬픈 노래
달빛이 창백하게 흐르는 정원에
노래가 울려 퍼진다
하늘위 별들이 살포시 내려와
장미와 소곤대고…
아, 어떤 사연이 노래가 되여
슬프게 울려 퍼지는가
왜 이토록 가슴을 저미는가
왜 아직도 잊지를 못하는가
밤 하늘에 둥근 달이 떠오를 때면
그리움은 그렇게 찾아 오고
슬픈 노래 하나가
가을 날 밤 하늘을 드높인다
가을 밤
저기 어둠속에 창백하게 서 있는
갸냘픈 장미 한 송이-
문득 힘없이 목을 툭- 꺽는다
- 10월의 밤이다
그 잎새위에 서린 방울방울 이슬-
달빛아래 유난히 반짝이고
낙엽이 우수수 -
멀리 지나간 여름을 슬피 우는 데
축축히 젖은 잎새들이 한데 엉켜
불안스레 몸을 뒤척이고
손에 꼭지를 놓은 시든 장미가
바람에 흐느낀다
2019.9.21
림운호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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