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글로 편집자주: 중국조선민족사학회와 조글로가 공동주최한  "세계화속의 연변, 우린 뭘 해야 하나?" -중국조선족소장파학자 간담회가 2016년 8월 14일 오후 2시 조글로 회의실(연길)에서 열렸다. 아래 글은 간담회에 보내온 서면 강연고이다.

[세계화속의 연변,우린 뭘 해야하나?]

-중국조선족소장파학자 간담회 <강연 7>  

“삼색연변(三色延边)”에 대한 작은 생각들
 
예동근 한국부경대학교 국제지역학부 부교수

 
연길을 20년 전에 4년 동안 체류하고 떠나 버렸다. 그동안 5,6번 연변을 다녀왔지만 그냥 3박4일정도 잠시 머물고 떠나니, 연변에 대한 이해는 보잘 것 없다. 그렇지만 내 마음속에서 연변은 완전히 떠난 것은 아니다. 20년 동안 연길에서 살지 않았지만 항상 연변사람을 만나고, 연변의 발전에 논의하였고, 다른 도시를 다니면서 항상 연길을 고민하고 있었던 것은 사실이다.

이번 여름에 처음으로 연길에 20일 정도 체류하게 되면서 너무나 훌륭한 분들을 많이 만나서 감동을 받았다. 연변을 돌아다니면서 적은 글만 한 개 노트가 꽉 찼지만 오늘 지면의 관계로 간략하게 연길에서 듣고 본 얘기들을 압축하여 “삼색연변”으로 개괄하고자 한다.
 
첫 번째, 홍색연변.

방금 8월 18일에 끝난 조선족민족사학회의 주덕해기념비에 가서 헌화하고 찍은 사진들이 있다. 연변자치주성립60주년 행사 전후로 연변박물관, 주덕해동상, 혁명열사기념비 등 다양한 홍색건물이 일어나고 있다. 또한 조선족지식인들은 이런 국가상징성과 민족성을 결합하여 정치적 정당성, 경제적 자원을 확보하는 방식도 잘 살펴보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연변의 지식인과 지방간부들가운데서 자주 듣는 얘기들이 “산산 진달래, 촌촌열사비”다.

이런 것들을 간단하게 말로 하는 것이 아니라, 경제적, 정치적으로 100%활용하는 방법을 찾는 것이다. “역사적 혁명인물”발굴도 중요하지만, 중국의 정치제도하에서 “살아 있는 혁명인물”이다. 이 부분에는 “역사적 혁명인물”의 후예 및 친인척들이다. 자세히 보면 이 분들의 자녀나 친인척들은 연변사회에서 “典型”으로 활약하는 자들이 적지 않다. 이런 분들이 도시의 사구, 농촌의 지역에서 활약하여 기반지역을 튼튼하게 할 수 있게끔 도와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전반적으로 보면, 연변 등 지역사회를 유심히 살펴보면, 사회가 살아 있고, 아직 완전히 해체되지 않았다는 생각이 든다. 한국과 일본, 미국 일부지역의 도시와 농촌을 다녀보면 “사회”가 해체되고 개인이 원자화 되는 속도가 훨씬 빠르지만, 연변은 곳곳에 정이 스며있고, 공간적 해체는 빠르지만 도시로 재집중되면서 다시 뭉치는 현상도 빠르게 진행되어 “재결집”부분을 유심히 지켜보아야 할 것 같다. 또한 정부와 엘리트들의 사회재건 의지가 강하다는 것도 장점이다. 그래서 홍색자원과 “사회건설”을 연결시킬 방법이 무엇인지, 어떻게 연결되어 있는지 더 유심히 지켜보고 싶다.

 
두 번째, “녹색연변”

잘 아는 연변토박이 지인들과 함께 연길-도문-용정-화룡을 쭉 둘러보면서 울울창창한 원시림이 있는가 하면, 60리 화룡 평강벌과 40리 용정 세전벌을 보면 그 자체가 힐링이고 감동이다. 세상에 어디 이런 곳이 있는가? 반경 30km를 중심으로 부르하통하, 해란강, 두만강이 있고, 국경을 볼 수 있고, 울울창창한 원시림이 있고, 50km 쭉 벋은 벌을 보면 이 자체가 “작은 스위스”란 생각이 든다.

그리고 풍부한 농산물과 연변사람들의 성실한 “商道”덕분에 음식안전지수가 굉장히 높은 도시이다. 특히 연변의 조선족들은 사람이 먹는 음식 갖고 장난치지 않는 것이다. 조선족음식점이 좀 비싸지만 그래도 깨끗하고 안전한 것이다. 우연히 연변대학부근에 일본라면을 하는 조선족사장님을 만났는데, 일본에서 라면공부를 1년하고, 연길에서 분점을 만들었다. 라면 한 그릇에 18원이면 비쌀 것 같지만, 자세히 들어보니 전혀 비싸지 않는 것이다. 면은 바로 옆집의 면집보다 10배 비싼 고가의 면을 구입하고, 육수는 일본식으로 24시간 끓어서 진국을 만들어 내는데 그 내면에는 성실성이 있다고 본다. 그리고 서시장에 가면(새로 옮긴 자리) 15원에 소고기국, 새벽 4시에 일어나서 콩비지를 빚는 부부, 연변대기숙사 뒷 켠의 5원짜리 아침식사, 동네 구석구석의 구수한 구운 옥수수... 고급음식점부터 길거리음식까지 안전하게 즐기면서 먹을 수 있다는 것이다.

이런 곳을 보면, 연변이 공업이 없는 것이 GDP발전에 늦었지만, 장기적인 발전으로 볼 때 축복인 것 같다. 제일 귀중한 자원이 바로 “원시적인 생태환경”과 그에 기반한 인간의 신뢰가 아닐까 생각한다.
 
마지막으로, 백색연변.

조선족을 백의동포라고 부른다. 동포자원을 충분히 활용할 수 있다는 것이다. 앞의 여러 분의 학자들이 유동성, “僑響”으로 고착성과 중심성의 얘기에 수긍하면서 조선의 연대성에 더 많은 관심을 가져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최근 “한국바람”으로 조선에 대하여 많이 소원하여졌는데, 연변을 거쳐 러시아, 조선을 다녀오면 홍색+녹색+백색의 3색자원을 어떻게 융합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지를 발견할 수 있는 기회가 될 것 같다. 나아가서 러시아 유수대학과 조선의 김일성종합대학, 김책공대 인재들의 연길유치, 연길교육브랜드와 상승화, 연변대학의 교육질 상승과 이미지 개선 등 복잡하게 얽힌 문제들을 백색자원의 개발에 조금 더 신경을 써면 더 좋아지지 않겠냐 조심스럽게 생각해본다.

다른 한 부분은 노인들이다. 연변은 노인절이 있을 만큼, 노인의 행복지수가 상대적으로 높아 보인다. 한국의 50만 작은 도시, 농촌에 가보면 노인들의 생활만족도는 연변보다 낮을 수 있다. 도심에는 광장춤이 있고, 노인회가 있어 춤과 노래가 있고, 마작도 있고....여러 가지 문제는 있겠지만 그래도 끈끈한 연대로 노인들은 지역공동체에 묶여 있다는 것이다. 지역에서 살펴주고 있는 것은 굉장히 좋은 시스탬이고 문화이다. 한국과 일본의 뉴스에서 자주 보는 것이 세상 떠난지 한주일, 심지어 몇 개월이 지나도 고독하게 시체로 남아 있는 것을 생각하면, 연변은 아직 “살아 있네”하고 감탄을 한다.

몇 년전에 필자는 조선족 농촌을 “아이와 노인”만 남은 허전한 공간으로 바로 본적이 있다. 다시 바꾸어 생각하면 연변은 “육아와 노인”의 천당으로 만들 수 있다는 것이다. 소자화, 고령화사회가 지속되면서 맑은 공기, 따스한 해빛, 싱싱한 녹색 자연향기가 정년퇴직한 사람들의 재이주를 고려할 때 가장 중요한 요소이기도 하다. 나아가서 보육, 양로와 관련한 의료시설, 양질의 서비스, 믿음직은 음식제공 등은 새로운 도시발전의 지표로 떠오르고 있다. 몇 일전에 한 토론방에서 베트남에 계시는 연변출신의 여성분이 연변은 “원정출산”으로 적합하다고 하니, 많은 사람들이 동감을 표시한 것이 아직도 기억에 남는다.

과연 아이들이 조금만 더 크면, 연변을 떠나겠지만, 젊어서 떠나지만 결국은 연변에 돌아 올 수 밖에 없는 자연적인 인구순환의 시스탬이 보이지 않게 작동하구나는 생각도 잠시 들었다.

20일 넘게 체류하고 떠나면서 연변을 더욱 사랑하게 되었고, 그 사랑을 담아서 떠나게 되어 너무 행복하였다. 부산의 김해공항에 도착할 무렵, 잠에서 깨여나 창밖을 보았다. 아, 연길의 강변공원이야, 왜 이렇게 밝아! 잠에서 깨여나도 마음은 연길에 있는 것 같았다.

 -중국조선족소장파학자 간담회 <강연 6>

고향 연변의 발전을 진맥해본다 (중국사회과학원 리성일)

 -중국조선족소장파학자 간담회 <강연 5>

연변,뚜렷한 정체성을 브랜드 슬로건화하라 (중국해양대학 리상우) 

-중국조선족소장파학자 간담회 <강연 4> 

연변의 구심점역할,타자와의 '다름'문화에 있다 (연변대학 리화)

-중국조선족소장파학자 간담회 <강연 3> 

연변은 세계각지 조선족사회를 이어주는 구심점이 돼야 (절강대 안성호) 

-중국조선족소장파학자 간담회 <강연 2> 

세계속의 연변과 연변의 세계화(박우 한성대학교) 

-중국조선족소장파학자 간담회 <강연 1>

연변, 비대칭 유동 바꾸고 교향(僑鄕)으로 거듭나야/박광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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